"우리 아이는 왜 아직 말을 안 할까." 돌 전후로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에요. 그런데 언어 발달에서 먼저 자라는 건 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알아듣는 능력이에요.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 이미 쌓이고 있는 거예요.
이 글은 미국소아과학회(AAP)가 부모용으로 적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집에서 무엇을 하면 되는지와 화면을 왜 미루라고 하는지를 정리했어요.
핵심 요약
- 이해가 먼저, 표현이 나중이에요. 말하기 전에 이미 많이 알아듣고 있어요.
- 말 걸기는 특별한 내용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말로 옮기는 것이면 돼요.
- 사물 이름은 일관되게 불러 줘요.
- 생후 18개월까지는 영상통화를 빼고 화면을 피하는 것이 AAP 권고예요.
📋 목차
- 알아듣는 것이 먼저 자라요
- 무슨 말을 걸어야 하나요
- 주고받는 연습
- 책은 어떻게 읽어 주나요
- 화면을 미루라고 하는 이유
- 진료에서 물어볼 시점
- 참고 자료
알아듣는 것이 먼저 자라요

AAP는 생후 8~12개월 언어 발달을 설명하면서 이 문장을 적어요.
"많은 단어를 말하기 전에, 아기는 아마 당신이 짐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볼 것은 말하는 단어 수가 아니라 반응이에요. 이름을 부르면 돌아보는지, "안녕" 하면 손을 흔드는지, "공 어디 있어?" 하면 눈으로 찾는지. 이 반응들이 늘고 있다면 언어는 자라고 있는 거예요.
소리 자체도 단계가 있어요. AAP는 "이전 몇 달의 쿠잉과 옹알이, 새된 소리가 이제 '바', '다', '가', '마' 같은 알아들을 수 있는 음절로 바뀌는 것을 느끼시나요?"라고 적어요. 우연히 나온 "마마"가 반복되면서 의도를 가진 말로 자리 잡는 과정을 밟아요.
AAP 이정표 목록에서 '1세까지' 언어 항목은 "아빠에게 다다, 엄마에게 마마라고 말한다"와 "적어도 한 단어를 말한다"예요. 그런데 '2세까지' 항목은 "약 50~100개 단어를 말할 수 있다"예요. 한 해 사이에 1개에서 50~100개로 벌어지는 구간이라, 지금 단어 수가 적다고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요.
무슨 말을 걸어야 하나요

"말을 많이 걸어 주세요"라는 조언은 흔한데, 막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죠. AAP가 적은 답은 단순해요.
"목욕시키고 기저귀를 갈고 먹일 때 특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아기에게 말해 주세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말로 옮기면 돼요. "이제 물 틀 거야. 따뜻하지? 발부터 담글게." 이 정도면 충분해요. 교육적인 내용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사물 이름에 대해서는 조건이 하나 붙어요.
"익숙한 장난감과 사물의 이름을 말로 붙여 주고, 되도록 일관되게 하세요."
일관되게가 핵심이에요. 같은 인형을 어떤 날은 "곰돌이", 어떤 날은 "테디", 어떤 날은 "이거"라고 부르면 아기가 소리와 사물을 연결하기 어려워요. 한동안은 한 이름으로 불러 주다가, 그 말이 자리 잡은 뒤에 다른 표현을 더해 주면 돼요.
주고받는 연습

언어는 정보를 넣어 주는 게 아니라 주고받는 경험으로 자라요. AAP는 이렇게 적어요.
"질문을 하고 대답을 기다리세요. 또는 아기가 먼저 이끌게 하세요. (…) 이런 주고받음이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소통은 양방향이라는 것을 아기에게 알려 줍니다."
여기서 실제로 어려운 건 기다리는 것이에요. 아기가 대답할 리 없다고 생각해 어른이 계속 말하면, 아기에게는 낄 자리가 없어요. 질문을 하고 몇 초 멈추면 아기가 소리를 내거나 손을 뻗어요. 그 순간이 대화예요.
- 아기가 소리를 내면 멈추고 들어요. 그리고 그 소리를 따라 해 줘요.
- 아기가 가리키는 것에 이름을 붙여 줘요. "저거? 자동차네. 빨간 자동차."
- 한 단어를 문장으로 늘려 줘요. 아기가 "맘마" 하면 "맘마 먹고 싶구나. 맘마 줄게"처럼요.
- 몸짓도 말이에요. 손 흔들기, 가리키기, 고개 젓기를 함께 써 주면 아기도 몸짓으로 표현하기 시작해요.
- 특별한 교구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아요
- 기저귀 갈고 밥 먹이는 시간을 그대로 쓸 수 있어요
- 아기가 반응할 때마다 바로 확인이 돼요
- 어른이 말을 멈추고 기다리는 습관을 들이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 사물 이름을 일관되게 쓰려면 가족이 함께 맞춰야 해요
- 효과가 눈에 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려요
책은 어떻게 읽어 주나요

AAP는 이 시기에 맞는 책으로 "큰 보드북이나 천, 비닐 재질의 책"을 들고, "단순하지만 색이 분명한 그림"이 있는 것을 권해요.
읽는 방식도 어른의 독서와 달라요.
- 글자를 다 읽지 않아도 돼요. 그림을 가리키며 이름을 말해 주는 것으로 충분해요.
- 아기가 넘기고 싶어 하면 넘겨요. 순서대로 끝까지 볼 필요 없어요.
- 같은 책을 반복해도 좋아요. 반복이 아기에게는 학습이에요.
- 입에 넣어도 괜찮은 재질을 고르는 게 이 시기에는 실용적이에요.
책을 읽는 시간 자체보다 책을 사이에 두고 오가는 말이 중요해요. 그림을 가리키며 "이게 뭐지?" 하고 잠깐 기다리는 것, 아기가 소리를 내면 "그래, 강아지야" 하고 받아 주는 것이 이 시기 책 읽기의 핵심이에요. 그래서 한 권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두 장 만에 덮어도 실패한 게 아니에요.
하루 중 말이 늘어나는 자리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이미 매일 하는 일에 말을 얹는 쪽이 오래 갑니다.
- 기저귀 갈 때: 아기가 누워 어른 얼굴을 정면으로 보는 몇 안 되는 시간이에요. 눈을 맞추고 말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예요.
- 밥 먹일 때: 재료 이름을 말해 주고, 아기가 소리를 내면 받아 줘요.
- 옷 입힐 때: 신체 부위 이름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팔 넣자, 이제 다른 팔."
- 장 볼 때: 눈에 보이는 것을 짚어 가며 이름을 붙여 줘요.
- 목욕할 때: 물소리와 감촉이 함께 있어서 말이 기억에 잘 붙어요.
특별한 것을 더하지 않아도 하루에 이 다섯 자리만 챙기면 말을 거는 시간이 꽤 쌓여요. 중요한 건 양보다 마주 보는 시간이에요. 등 뒤에서 들리는 말보다 얼굴을 보며 듣는 말이 아기에게 훨씬 잘 닿아요.
화면을 미루라고 하는 이유
이 부분은 기준이 분명해요. AAP는 생후 18개월까지는 영상통화를 제외하고 화면 사용을 피하라고 권해요. 그리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해요.
"화면 속 기호가 현실의 대상을 나타낸다는 것을 아기의 뇌가 이해하게 되기까지 약 18개월이 걸립니다."
즉 아기에게 영상은 아직 의미로 연결되지 않는 자극이에요. 같은 자료는 "영유아가 배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라고 적고, 만지고 흔들고 던져 보는 경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을 든다고 설명해요.
AAP는 18~24개월에 디지털 미디어를 들이려는 부모에게 질 좋은 콘텐츠를 고르고, 제한된 양을 어른이 함께 보라고 권해요. 혼자 보게 두는 것과 옆에서 같이 보며 이야기해 주는 것은 다른 활동이라는 뜻이에요. 화면 자체보다 그 시간에 오갔을 대화가 사라지는 것이 이 시기의 손해예요.
진료에서 물어볼 시점
언어는 편차가 큰 영역이라 개월 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신호예요.
- 이름을 불러도 대체로 돌아보지 않아요
- 손 흔들기나 가리키기 같은 몸짓이 나오지 않아요
- 하던 말이나 소리가 줄어드는 변화가 있어요
- 소리에 대한 반응이 일정하지 않아요
- 눈을 잘 맞추지 않거나 주고받는 반응이 적어요
- 귀에 물이 자주 차거나 중이염을 반복해 소리가 잘 안 들릴 수 있어요
AAP가 적은 문장이 그대로 답이 돼요. "아기 발달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소아과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빠를수록 좋습니다." 영유아 건강검진의 K-DST에도 언어 영역이 들어 있어서, 검진 때 평소 모습을 그대로 답하면 함께 확인할 수 있어요. 검진에서 무엇을 보는지는 돌 아기 발달 체크리스트 글에 정리해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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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안내: 이 글은 위 기관 문서에 적힌 내용을 옮겨 정리한 육아 정보예요. 언어 발달은 편차가 큰 영역이라 이정표는 평균적인 시기일 뿐 합격선이 아니에요. 걸리는 점이 있으면 검진 시기를 기다리지 말고 진료에서 확인하세요.